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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SNS 에 대한 단상.

 몇년전부터 SNS를 통한 사회, 정치에 대한 의사표현이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온-오프의 경계가 사실상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니, 결국 온라인상에서의 토론의 자세가 한 사회의 소통을 좌우하게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일어나는 양상을 보면, SNS를 통해 증거와 근거도 없는 비방과 주장이 난무하고, 지극히 동물적인 감각만으로 키보드를 달리는 손들이 많다. 사실 넷상 게시판의 대부분인 오락성 게시판에서는 긴 글 하나만 작성하거나 읽으래도 대다수는 귀찮아 할 듯 하며, 그런데서 감정섞인 토론이라도 하면 실제 마주보고 토론하는 것 보다 더욱 피곤할 뿐이다. 혹여 긴 글이 보인다해도, 대다수가 평소보다 다소 격앙된 성대의 떨림을 기호로 표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들이다.

 SNS도 마찬가지다. 본래 이것이 정치사회적 토론의 장으로서 기능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는 만큼, 여기서 무언가를-특히 사회적인 문제를 진지하고 깊이있게 공유하고 토론하기에는 상당히 힘들다. 이런 경우에는 해결책이라 할 것도 없이 토론을 하는 사이트로 가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굉장히 희안하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진지하고 깊이있는 게시판으로 가는게 아니라 갈수록 행동이 가벼워지고 생각이 얕아진다는데에 있다. 더욱이, 관찰해 본 결과 이러한 부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로지 자신만이 선의로 차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행동이 가벼워지고 생각이 얕아지니 이는 당연한 결과 중 하나라 볼 수 있겠다. 위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겐 기분 나쁘겠지만서도 냉정하게 바라보아 말하자면, 그런 자들을 보면 인간이 아닌 동물의 무리가 떠오른다. 사회를 위한 것이라는 미명 하에, 실상은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만 충실하고, 사회라는 것은 어떻든 상관 없는 그런 무리가.

 물론, 자신의 욕구와 감정 또는 무리의 이익에 충실하는것이 생명체에게는 하나의 선이라 볼 수 있으며-절대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 자연이 그러하다-, 이를 원활히 표출하는 것은 인간에게도 또한 자연스러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들 중 하나가 사회를 이루어 사는 것이라면, 우리가 수많은 경우에 선악을 규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위의 행동들은 결코 선이라할 수는 없으며, 특히 자신들만이 선의로 차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자들이야말로 실은 가장 악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표현에 대해 혹자는 조금 과한 표현이라 할지라도, 그런 자들이 가득찬 사회야말로 병든 사회라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듯 하다. 위와 같은 사람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고, 감히 말하자면, 또한 앞으로도 있기 마련일 것이다. 이번 여객선 사고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겠으나, 다만, 이번 사고에 있어 이루어진 토론도 무엇도 아닌 난장판은 이 사회가 점점 병들어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주었으며, 더욱이 SNS가 그것을 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혹자는 이 무슨 당연한 것들을 장황히 쓰고 자빠졌는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글로써라도 남겨보는 이유는 그런 당연한 사실조차 잊어버린 사람들이 많은 듯 하기 때문이고, 혹여 나 자신도 위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때때로 돌이켜 보고자 하기 위함이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SNS에서 쓸데없이 열 내면서 어느면에서보나 낭비되는 시간을 보낼 바에야 조금 더 시간들여 한장의 글이라도 쓴다면, 사회적으로 좋은 것은 둘째 치고 각자에게 있어서는 훨씬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새 한장은 너무 긴 글이 되어버린 그런 시대에서는 특히나.